한국은행이 내년 3분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현재 3.5% 수준인 금리를 2.5%까지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3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에 따르면 권효성 BE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보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한은이 내년 8월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낮춘 뒤 분기마다 0.25%포인트씩을 추가로 낮춰 최종적으로 중립 금리 수준인 2.5%를 만들 것으로 봤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다소 높은 것이다.

그는 금리 인하 시기 전망을 당초보다 4개월가량 미뤘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2.5% 아래로 내려가는 데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5%에서 3.6%로, 내년 전망치를 2.4%에서 2.6%로 각각 상향했다.

블룸버그 산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최근 발표한 '내년 아시아 금리 전망' 보고서에서도 현재의 한미 금리 역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1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5%로 만든 뒤 동결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은 7월 금리 상단을 5.5%로 만든 뒤 동결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는 4개월 넘게 미국보다 2%포인트 높은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달 21일 기준 시장 가격에는 향후 1년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한국의 3년물·10년물 국채 사이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보기도 했다.

보고서는 또 과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국채 수익률 곡선(장단기 국채 간 금리 차이를 표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국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10년물 국채 금리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도 마찬가지로, 한국이 미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캐나다·독일·영국 등 서구 국가들의 상관관계보다는 낮았다.

한편 보고서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나오는 중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내년에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RRR)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상적인 조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1조 위안(약 182조7천억원) 상당의 특별채권을 추가 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 BE의 데이비드 취와 수창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을 안정화하고 지방정부를 지원하려는 조치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해당 국채 발행으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올라가고 내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일본은 10월 말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한 상태다. 단기금리는 계속해서 -0.1%로 동결 중이다.

보고서는 해당 조치로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 폐지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면서, 일본의 인플레이션 목표가 2% 수준임을 감안할 때 금리 상한이 없을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내년에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일본은 장기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는 이른바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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