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AI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이날 발표한 2분기(5∼7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300억4천만 달러(40조1천785억원)와 0.68달러(909원)로, 월가가 예상했던 매출(287억 달러)과 주당 순이익(0.64달러)을 모두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 역시 3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월가 전망치(317억 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실적은 AI 열풍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AI 열풍이 식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데, 이날 엔비디아 실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개된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거품론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한풀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월스트리트 등 일각에서는 생성형 AI가 막대한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이익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앞서 빅테크의 실적이 AI에 힘입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AI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엔비디아는 AI에 대한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에 AI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UBS 수석 반도체 티모시 아큐리 분석가는 "매 분기 주먹을 점점 더 꽉 쥐고, '이게(엔비디아 주가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며 "나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에 "내년까지 고객 수요를 맞출 만큼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시장은 AI '열풍'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후 하락한 것은 AI 열풍이 시작되고 난 이후 처음이다. 매 분기 주가는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급등했었다.

금융서비스 기업 칼슨 그룹 라이언 덱트릭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매출 폭이 이전에 봤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고 분석했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7.1%와 5.6% 웃돌았지만, 이번 2분기 매출은 예상치를 4.6% 웃도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3분기 매출(325억 달러)은 시장 예상치(317억 달러)보다 3%가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75%로 시장 전망치(75.5%)보다 낮게 나타난 점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소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은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매출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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